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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郵政)의 무대/우표

땡땡의 모험 벨기에-콩고민주공화국 공동우표

벨기에의 만화가 에르제(Hérge)의 작품인 땡땡의 모험 시리즈(Les Aventures de Tintin)는 프랑스의 아스테릭스 시리즈(Astérix)와 함께 프랑스어권에서는 압도적 인지도를 가진 만화입니다. 한국에서는 정치인 박 모씨가 좋아하는 만화라고 더 잘 알려져 있는 이상한 상황입니다만. 벨기에 bpost와 콩고민주공화국 우정국이 공동으로 땡땡의 모험 제2권 콩고에 간 땡땡(Tintin au Congo) 발간 70주년 및 유로화 전환으로 인한 마지막 벨기에 프랑 사용 기념우표를 총 2종 찍어낸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를 벼르고 벼르다가 근래에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좌측이 bpost(MiNr. B82), 우측이 콩고민주공화국 우정국(MiNr. B115) 발행 우표입니다. 저 그림은 2권 표지그림으로도 나왔던 것인데, 집에 있는 책을 꺼내보니 컬러 재판의 표지보다 선이 깔끔하게 잘 따져 있습니다. 우표 도안으로 다시 그린 것 같긴 합니다. 사실 콩고편은 제국주의와 자본주의 뽕에 거나하게 취한 초기 땡땡 시리즈 중에서도 특별히 주모 허리가 박살날 정도의 미친 병맛을 자랑하는 통에 지중해와 알프스가 마르고 닳도록 까이는 땡땡 초유의 떡밥입니다. 대동아공영권 뽕을 거나하게 들이킨 조선 여행기 정도의 병신력이랄까, 대충 그런 수준의 광기입니다. 벨기에 놈들이야 그렇다 치고, DR콩고는 뭐가 좋다고 이걸 공동발행으로 한건지 알 수가 없네요. 심지어 DR콩고는 이 도안이 썩 마음에 들었는지 이 소형시트의 재고분에 적색 가쇄를 넣어서 베이징 엑스포의 자국 기념품으로 팔기도 했습니다.

이 도안 외에도 땡땡만 구아슈 그림으로 그린 우표도 같이 발행되었습니다. 이게 이상하게 DR콩고쪽(MiNr. 1690)은 많이 보이는데 도저히 벨기에쪽 발행분(MiNr. 3098)을 저렴하게 낚아올 자신이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