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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모음/노래의 날개 위에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유감

딱히 슈퍼소닉을 CGV에서 보고 와서 그러는건 아니고, 그냥 음악영화제에서 음악을 조진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주 상영관이 메가박스 제천인데, 사실 여긴 이전에 메가박스 충주와 함께 TTC로 개업했다가 나중에 메가박스 가맹점으로 들어간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T멤버십 할인도 제외되고, 명색이 멀티플렉스 체인인데 상영관도 좁고 의자도 별로고 냉난방도 허접해서 이래저래 심심하면 까입니다. 하여튼 제천 시내에 영화 볼만한 곳이 여기뿐이라 영화제 기간만 되면 주로 여기에서 영화를 틀어 주는데, 마지막에 본 한 작품의 상태가 이건 아무리 봐도 아니었다 이겁니다.

영화제 끝물의 평일에 마술 피리 영상물 무료상영이 있길래 제가 그걸 보러 갔었는데요. 끝물에 오페라라 객석도 텅텅 비어서 아주 쾌적하게 보고 왔습니다. 사운드 빼고. 도대체 사운드 체크를 어떻게 한 건지 중간중간 노래 좀 부를라 치면 쇳소리 벅벅 내면서 클리핑이 나는데 아주 괴로웠습니다. 내 오만원짜리 이어폰에서도 저 지랄은 안 나는데. 시스템이 못 받아주면 세팅을 만지고 걸던가, 스피커와 앰프를 따로 설치하던가, 그게 안 되면 상영작을 교체하던가 해야 했을텐데 그냥 걸었다는 것은 테스트 안 돌려보고 영화만 받아다 넵더적 걸었다는 것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사운드와 별개로 영상물 자체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못이지만 연출도 잘 된 것 같고, 오케스트라도 좋았고. 아참, 오케스트라가 임헌정/코리아심포니였다는 것을 영화 크레딧을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대구시향 오셨을 때도 정말 재밌었는데. 프로그램북에 이런걸 세일즈 포인트로 걸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폐막식은 올해에 처음 가 봤는데, 거기서도 이래저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근 십여년을 끌어오면서 입장권 나눠주는 그런 심플한 부분에서조차 주먹구구로 지르고 본다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오더를 주는 관리자의 무능력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 딱히 까기엔 좀 불쌍하지 않나 싶고. 표를 어떻게 나눠줬길래 들어오는 사람마다 전부 자리를 뭐 이따구로 주냐고 욕을 합니까...

내년엔 나아지겠죠. 그대로면 어쩔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