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Gotthard-basistunnel)이 개통했습니다. 착공부터 개통까지 20년간 120억 sFr을 쏟아부은 터널이 드디어 개통한 것이지요. 한국어 위키페디아에 보니까 관련 항목으로 세이칸 터널을 걸어 놓았던데, 세이칸 따위는 저리가라의 공사 난이도를 자랑한 곳입니다.
고트하르트 고개는 옛날부터 스위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주요 길목이었습니다. 유럽 여기저기 철도가 깔리면서 고트하르트 고개도 철도로 관통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있어왔고 스위스 연방정부와 이탈리아 왕국, 독일 제국이 돈을 갹출해서 임멘제와 치아소를 잇는 노선 상의 고트하르트 구 터널을 1882년에 개통해서 여태껏 여객과 화물을 미어 터지게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의 토목 기술로는 알프스를 가로지르는 장대터널을 뚫기가 불가능했던지라, 거의 산 중턱까지 타넘은 상태에서 이 이상 좋게 줄 수 없는 난구간만 짧은(상대적으로 짧은) 터널로 넘어가는 노선이었지요. 산 중턱까지 기어 올라가기 위해서 수많은 철도교와 루프선, 급구배 등으로 태백선 저리가라 할 정도의 막장 선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알프스를 타넘는 터널은 고트하르트 뿐만 아니라 심플론 터널 등 몇 군데가 더 있습니다만 당연히 수송량이 물동량을 쫒아가지 못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물동량은 늘어나는데 선로 용량과 규격은 말러 1번 초연하던 시절에 머물러 있으니 넘치는 용량은 도로 교통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도로의 교통량이 늘어나면 알프스의 환경 보존에 영 좋지 않으니 답은 녹색철도(...) 결국 1996년에 새로운 루트의 건설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각설하고, 하여튼 이 기념비적인 터널의 개통을 축하하기 위해서 스위스우정이 기념우표를 발행했습니다. 정확히는 1982년에 임멘제-치아소 선(Gotthardbahn이라 부르는) 개통 100주년 기념우표가 하나 나왔고, 올해(2016년)에 신 터널 개통 기념우표가 하나 나왔습니다. 올해 나온 우표는 좀 특이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표 제작 과정에 고트하르트 터널에서 나온 돌가루를 섞어서 인쇄했다고 합니다. 하다하다 알프스 돌가루 뿌린 우표는 처음 보네요(...)
100 Jahre St.-Gottard-Bahn (그림 하단) |
Gottardo 2016 (그림 상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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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r. | CH 1214-1215 (연쇄 CH S75) | CH 2443-2444 (연쇄 CH S115) |
발행일 | 1982년 2월 18일 | 2016년 5월 12일 |
발행량 (매) | 45,591,000 | - |
크기 (mm, 갓터 포함) | 108 * 26 | 104 * 37 |
천공 | 11 3/4 | 14 |
액면가 | CHF 0.40 * 2 | CHF 1.00 * 2 |
디자인 | Celestino Piatti | Vaudeville Studios, Zürich |
인쇄 방식 | 그라비어 | 평판 5도 + 석분 바니쉬 |
인쇄처 | - | Cart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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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심장하게도 올해의 CEPT Europa 우표 테마가 "Think Green"입니다. 한국도 역세권이 돈이 되는걸 깨닫고 요 근래 철도 인프라 구축에 돈을 많이 붓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화물 고규격 운송과는 거리가 먼 광역전철 내지는 준고속선 건설에만 올인하는 분위기라 약간 씁쓸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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