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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모음/여행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입대하기 직전(...)인 올 1월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다녀왔습니다. 상설보다는 기획전 중심이라 아직도 전시중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직 컴덕후이자 과학도로서 상당히 흥미로운 전시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요겁니다. 《알레프 프로젝트》였던 것 같은데.


설치미술 작품 치고는 특이한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스퇴르 피펫을 잔뜩 잘라놓은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플라스크 안에는 괴이한 액체가 들어있어서 그 정체를 의심케 합니다. 실험실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도 났고요.

식용유 같은 물질도 담겨 있습니다.

사실 이 전시물은 정적인 전시물이 아닙니다. 촉수와 전시물 곳곳에 센서가 달려 있고, 센서 끝에는 마이크로컴퓨터인 아두이노가 붙어 있어서 관람객의 움직임에 전시물이 반응합니다. 마지막 사진의 노란 시험관 왼쪽의 흰 기판에 전선이 달려있는데, 그겁니다. 영롱한 색상의 액체들이 담긴 용기 뚜껑이 열리기도 하고, 촉수가 움직이기도 하고, LED 조명의 밝기가 조절되기도 합니다. 도슨트를 따라다니면서 구경했는데 저 안에 든 물질의 배합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모양이었습니다.

아두이노 마이크로컴퓨터는 라즈베리 파이같은 물건인데, 센서와 모터 등을 연결해서 설치미술에 많이 쓰인다고 하더군요. 크기도 작고, 값도 싸고, 이래저래 허들이 낮아서 컴퓨터 비전공자들도 조금 배우면 금방 활용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아직까지는 제가 바라는 소형 로봇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현대미술의 범주에 더 가까워 보이지만 조만간 기똥찬 작품들도 많이 나오겠지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격한 상호작용을 해 보고 싶었는데 전시물 보호를 위해서 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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